건강의학

분당 심박수 60~100회면 평균 수명 8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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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최초의 심장박동으로 시작되며 마지막 박동으로 끝난다.”(아리스토텔레스)
심장은 끊임없이 뛴다. 수축운동을 통해 동맥으로 혈액을 온몸 구석구석에 내보내고 다시 확장하며 정맥의 피를 받아들인다. 심장의 역할은 단순해 보이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생명유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심장의 펌프운동을 ‘심장박동’이라고 한다.

성인 기준 심장의 크기는 약 250~350g으로 주먹보다 조금 크다. 심장은 심근이라는 근육으로 돼 있고 내부는 우심방과 우심실, 좌심방과 좌심실 4개의 방이 있다. 심장이 끊임없이 심장박동을 지속하는 동력원은 우심방에 있는 동방결절(洞房結節)이라는 곳에서 생기는 전기신호다. 이 동력원을 이용해 1분에 약 5L의 혈액을 온몸에 내보낸다.
건강한 사람의 평상시 심장박동수(심박수)는 분당 60~100회 정도. 신생아는 120∼140회 뛴다. 마라톤 등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심박수는 50회 정도다. 선수들은 40~45회 수준.

심박수를 재는 방법은 간단하다. 손바닥이 보이도록 손을 뒤집고, 손목에서 손으로 연결되는 부위에서 약 1~2cm 떨어진 부위의 좌·우측을 조심스럽게 반대편 검지와 중지로 누른다. 팔딱팔딱 뛰는 것이 맥박, 즉 심박이다. 손목에서 잘 느껴지지 않으면 양쪽 목에서 턱의 각진 곳(귀 아랫부분)이 만나는 부분을 살짝 누르면 맥박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1분 동안 총 몇 번의 맥박이 뛰는지 세어본다. 평상시 규칙적으로 뛰는 심장박동은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신호다. 하지만 격한 운동을 할 때나 감정적으로 흥분해 있으면 심박수는 많아진다.

분당 600회 뛰는 생쥐 수명은 5년
심박수는 동물마다 차이가 있으며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있다. 심박수가 느리면 기대 수명이 길다는 것이다.

1997년 미국심장학회지에 발표된 ‘안정시의 심박수와 기대 여명(Rest heart rate and life expectancy)’ 논문에 따르면 분당 심장박동수가 약 6회인 갈라파고스 바다거북은 평균수명이 170년을 넘는다. 분당 심박수가 약 600회인 생쥐의 기대 수명은 5년이다. 분당 150~170회 뛰는 개와 고양이는 약 15년 정도다.

분당 심박수가 60~100회인 사람의 평균 수명은 우리나라 기준 약 80세다. 그렇다면 사람의 기대 수명도 다른 동물처럼 심박수의 영향을 받을까.

현재까지 심박수와 사람의 기대 수명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점쳐볼 만한 내용들은 소개되고 있다.

96년 미국심장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심박수가 분당 5회 상승하면 관상동맥질환 발생 가능성이 1.14% 증가한다. 관상동맥은 심장에 혈액을 보내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는 3개의 굵은 혈관이다. 관상동맥의 내부가 피떡(혈전)으로 막힌 것이 심근경색이고, 관상동맥에 찌꺼기가 쌓여 혈관이 점차 좁아지면 협심증이다. 심장돌연사의 원인 중 하나다.

또 연구결과를 보면 평상시(안정시) 심박수가 분당 60회 이하인 사람보다 80~89회인 사람이 심장에 혈액 공급이 잘 안 돼 심장운동능력이 떨어지거나 심장근육이 죽는 협심증·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 발생 가능성이 2배 더 높다.

연구결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를 보면 심박수가 분당 10회 감소했을 때 허혈성 심장질환자는 심장혈관질환에 따른 사망 위험을 30% 줄일 수 있었다.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평상시 심박수를 낮춰 심장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심장학회는 관상동맥질환자의 심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혈압·당뇨병·비만 등 위험요소 관리와 함께 분당 55~60회 정도의 심박수를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심장혈관센터 진은선 교수는 “과연 심박수를 느리게 하는 것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 남아 있다”며 “하지만 심근경색증 환자에게 심박수를 느리게 하는 치료를 해서 수명을 연장하고 심장질환의 재발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그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규칙적인 운동, 금연하면 심박수 줄어
분당 심박수가 높다는 것은 심장이 더 많은 운동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 건강한 사람에게 일시적인 심장 과부하는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평상시에도 심박수가 너무 빠르고, 가슴이 아프고, 숨이 찬다면 심장 건강에 문제가 있음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심박수가 높으면 심장이 펌프운동을 많이 해서 피곤해지고 결국 심근경색, 협심증 등 허혈성 심장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사람은 다른 동물과 달리 마냥 심박수가 낮다고 건강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서홍석 교수는 “평상시 심박수가 분당 50번 이하인데 심장질환 증상이 동반되면 펌프질 능력이 떨어지는 심부전이나, 심박수가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또는 협심증 등 심장병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심박수는 생활습관 개선으로 적정하게 조절할 수 있다. 혈관에 이물질을 쌓이게 해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담배를 끊고,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비만도 심박수를 빠르게 하는 원인 중 하나이므로 체중조절이 필요하다.

서 교수는 “생활습관 노력에도 심박수가 높고 심장질환 위험 인자가 있다면 치료를 통해 심박수를 낮추는 방법이 있다”며 “최근 심박수만 떨어뜨리는 치료제들도 개발됐다”고 덧붙였다. 관상동맥질환의 위험 요인인 고혈압·당뇨병·대사증후군(비만)이 있고 심장혈관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 분당 심박수가 80회보다 빠르면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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